첫 버전개발 1일, 운영 2주, 사용자 2만명. 삭제된 앱 “어몽어스 아바타 메이커” 개발 후기
어몽어스 아바타 메이커는 2020년 10월 26일에 만들었고 11월 말에 구글 플레이 정책에 따라 삭제된 앱입니다
앱 개발 이후 게임 내 이미지 저작권 관련하여 개발사 InnerSloth에 사용에 관한 문의를 하였으나 현재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개발 계기
2020년 11월 초, 조카가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재밌는 게임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당시 조카는 아직 한글을 쓰거나 잘 읽지 못한는 5살아이였기 때문에 아무 버튼이나 눌러서 어몽어스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같이 멀티플레이를 해보았으나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 모르고, 임포스터로 지목되더라도 채팅을 칠 수 없어서 번번히 가장 먼저 죽곤 했습니다.
조카는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면서도 캐릭터가 귀엽다는 이유로 계속 어몽어스를 즐기고 있었고, 조카에게 어몽어스 캐릭터를 이용해서 즐기게 하기 위해 어몽어스 아바타 메이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구하기
이미지는 레딧에 누군가 공유한 구글드라이브에서 받았습니다. 각 화면 별로 이미지가 나누어져 있어 레이어를 만들어 올리기만 하면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 처럼 보였습니다.
첫번째 버전 개발 시작
고민할 것 없이 Flutter를 선택했습니다. 실무에서 사용하고 있었기때문에 익숙하고, 처음에는 한 페이지만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최초 버전으로 다음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 캐릭터 조합 레이어
- 캐릭터 선택 리스트 (기본 캐릭터, 배경, 모자, 하의, 애완동물, 글자)
- 랜덤 조합 버튼
- 캐릭터 공유
최초 버전은 위와 거의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상단에 Stack 위젯을 이용해서 각 파트별 레이어를 만들고 아래쪽의 좌/우 스와이프를 이용해서 파트를 고르고, 상하 스크롤을 이용해 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랜덤 조합 버튼은 너무 고민하지 않고 무작위로 만들어지면 재밌을 것 같아서 추가했습니다. 공유 버튼은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어 함께 즐길 수 있으면 했고, 사진앱에 저장해서 카카오톡 등에서 프로필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각 부분별로 좌/우, 상/하 스와이프를 이용해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최초 버전에는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버튼은 없었습니다
Flutter는 좋은 공개 라이브러리가 많아 이미지를 공유하거나 사진 앱에 저장하는 등의 기본적인 기능은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공유 버튼으로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bit.ly로 만든 짧은 URL을 함께 넣어 다른 사용자들이 공유받은 후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구글플레이 등록과 사용자 유입에 따른 대응
최초 버전을 만들고 구글 플레이에 등록한 다음 약 1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느낌상 꽤 오래 걸려서 프로덕션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동안 다음 개발을 했습니다.
- 파이어베이스 애널리틱스 이벤트 연동
- 사용성 개선
어떤 사용자가 어떻게 앱을 즐기는지 알고 싶어 파이어베이스의 애널리틱스 이벤트를 랜덤, 공유 버튼 등에 추가했습니다. 자세한 통계는 아래에 안내합니다.
첫 출시 후
첫 출시 후 파이어베이스 애널리틱스에서 사용자들의 분포를 보고 다국어 지원을 추가했습니다. 지원하는 언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어 지원은 초반 사용자들이었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추가했습니다. 문장이 몇개 없어서 구글 번역에서 했습니다.
이 때 구글 플레이의 상점 페이지도 각 언어로 번역했습니다.
최종 지원 언어 목록입니다.
- 영어
- 스페인어
- 독일어
- 프랑스어
- 이탈리아어
- 포르투갈어
- 인도네시아어
- 러시아어
- 베트남어
한국어의 경우에는 조카가 한글을 잘 읽지 못해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한국어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앱 내 공유 및 커뮤니티
구글플레이에 프로덕션 배포가 완료된 다음, 사용자의 참여 시간을 늘리기위해 뉴스피드와 같은 이미지 공유 페이지를 추가했습니다.
초반에 추가된 기능이어서 이전과 다르게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공유된 이미지가 2주간 약 1만 1천여개 (하루 평균 800개 이미지)가 추가 된 것을 보면 꽤 많은 이용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스텀 에디터 추가
며칠 가지고 놀다 보니 직접 그린 그림을 넣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간단한 커스텀 페인트를 다룰 줄 알고 있어서 캐릭터를 제외한 각 파츠에 로컬 스토리지에 저장되는 이미지를 추가합니다.
각 파트별로 같은 방식으로 그릴 수 있고 글자를 넣는 화면도 추가했습니다.
막상 만들어놓으니 그림 실력이 좋지 않아서 저는 많이 쓰지는 못했습니다
리뷰와 앱 정지
2주간 약 200여개의 리뷰를 사용자들이 남겨주었는데 리뷰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 재밌다.
- 게임에 어떻게 추가하는지 모르겠다.
재밌다고 적은 리뷰는 대부분 평점 5점을 주어 꽤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게임에 어떻게 추가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리뷰는 대부분 평점이 낮았고,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이 이유로 신고하는 사용자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뷰는 모두 직접 답변을 남겼는데, 스페인어로 리뷰에 답변해 주어서 고맙다는 사용자가 많은 것이 신선했습니다. 스페인어는 구글 번역을 이용했습니다.
배포 후 2주후 구글에서 앱이 정지되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Among Us avatar maker 라는 이름이 게임의 원제 Among Us 와 비슷하고, 아이콘의 해상도가 낮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렇게 사용자가 몰릴 줄 몰랐고 앱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InnerSloth에 문의하였으나 최초에 몇번 연락을 주고 받은 이후에 더이상 진전이 없었습니다.
앱 이름을 바꾸어 다시 올리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구글 플레이로부터 받았으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채 다시 올리고 싶지 않아 더이상 운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떤 사용자가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을까?
이 프로젝트는 2020년 11월 16일 부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고, 2021년 3월에서야 파이어베이스 프로젝트를 정리하던 중 기록을 남겨놓기 위해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했을까?
그래프를 보면 11월 7일 전까지 잠잠하다가 11일정도부터 갑자기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통계를 보는 횟수가 늘었고, 개선 계획을 세우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6일에 앱이 종료되어 이후 유입을 받아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어떤 나라 사용자들이 사용했을까?
멕시코에서 처음 앱 사용자들이 늘면서 갑자기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인터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 사용자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 영어 사용자보다 스페인어 사용자가많았던 것이 조금 신기했습니다. 다음에 앱 개발을 할 때 스페인어를 꼭 넣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유 링크는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공유를 통해 다른 사용자가 앱을 설치하는 것을 노렸는데 아주 큰 효과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최초에는 bit.ly, 이후에는 파이어베이스의 다이나믹 링크를 이용해서 사용자들이 앱에 새로 유입되는 것을 바랐습니다.
다이나믹 링크의 경우에 13일에 최초로 만들고 16일에 앱이 중지되어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조금 더 길게 운영이 되었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한 이벤트는 랜덤 아바타 만들기
2주동안 약 34만회의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랜덤 버튼을 눌렀을 때 Among Us 게임에 나오는 사운드 이펙트를 넣었는데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나름대로 재미를 주었습니다.
다음으로는 각 파트별로 커스텀을 할 수 있는 기능이 2.9만회나 사용되었습니다. 직접 만든 커스텀 파트는 사용자의 로컬 스토리지에만 저장되어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 앱내 커뮤니티에 공유된 이미지를 일일히 보면 알 수 있긴한데 너무 많아 전부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사용자에 이미지를 보낸 사용자는 17%
사용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기능을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17%나 되는 사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공유를 했습니다. 랜덤으로 만들기는 그냥 누르면 되지만 공유의 경우에는 버튼을 누르고, 공유할 앱을 선택하는 등 조금 더 손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벤트는 개별 이벤트로 보면 31.4%나 됩니다. 한번이라도 공유를 했던 사람은 아마도 2번은 다른 사용자에게 공유를 했을 것으로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저장과 공유 중 어떤 것을 더 많이 사용했을까?
기기에 저장과, 다른 사용자에 공유를 동시에 둔 것을 조금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유 버튼을 눌러도 사진 앱에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개 버튼으로 두었다면 저장과 공유 두가지 다른 사용자 행동을 정확히 분리해서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전환을 보면 공유보다 저장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줍니다. 혼자서 즐기는 사용자가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는 얼마나 활성화되었을까
커뮤니티는 앱이 중지되기 불과 며칠전에 들어갔기 때문에 전체 사용자 중 약 30%만 사용하는 기능이었습니다.
아바타 공유 버튼을 누르면 피드로 보내기가 가능한데, 이 버튼을 누른 사용자는 약 6천명입니다. 피드에 한번 들어온 사용자 중 절반은 다른 사용자에게 피드에 있는 다른 사용자 혹은 본인이 올린 아바타를 앱 밖에 있는 사용자에게 공유했습니다.
이정도 사용자면 파이어베이스 운영 비용은?
파이어베이스의 무료 가격 플랜에서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훌쩍 넘어가서 Blaze 종량제 가격 플랜을 사용했습니다.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한 12일 정도 부터 16일까지 약 240원의 운영 비용이 나왔습니다.
- 클라우드 파이어스토어 181원
- 클라우드 스토리지 59원
파이어스토어에서 읽기 쿼리를 최적화 하지 않은 문제도 있으나 생각보다 이벤트 수에 비해서 하루에 지출되는 가격은 100원 미만으로 매우 적었습니다. 한달을 운영했어도 아마 채 1만원도 안나왔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경우에 330메가바이트가 저장되었는데 1개 이미지의 크기는 약 10~30kb 이고 전체 이미지는 1만여개입니다
기억에 남는 아바타
가장 기억에 남는 아바타들은 사용자들이 직접 그리거나 글씨를 넣은 아바타들입니다. 시간을 내서 하나하나 다 살펴보면 재밌는 것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중에 초반에 커스텀 파츠가 앱에 추가되었을 때 사용자들이 그려주고 공유해준 아바타 몇개를 소개합니다.
다시 만든다면
2020년 10월 ~ 11월까지 중남미 쪽에 Among Us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가 없었다면 사용자들이 제 앱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앱들이 많음에도 제 앱만 내려간 것은 조금 억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짧은 기간 동안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만들더라도 Flutter를 사용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빠른 개발이 가능했고, 구글플레이와 파이어베이스의 통계 시스템을 이용해서 지금 대응해야하는 사용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개선하는데 초점을 둘 것 같습니다.
물론 이쁘고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디자인 능력이 떨어져 기본 위젯을 사용할 것 같습니다.
소스코드는 ChangJoo-Park/among_us_avatar_flutter (github.com) 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제 사용자가 늘어났으니 원래 개발하던 방식대로 코드를 바꾸어야겠다 라고 생각할 때 앱이 내려가서 너무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지를 만들 때 조금 더 데이터를 저장해서 어떤 사용자가 어떤 이미지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쳤는지도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